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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한 명대사

KBS 동백꽃 필 무렵 19회 "7년 3개월이 아니라 지난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

by sonohee 2024.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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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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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

정숙이 인생 참... 차라리 오지 말걸... 와서 보지 말걸.. 보니까 더 살고 싶어... 자꾸 살고 싶은데 어떻게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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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 편지

나는 남자 보는 눈이 너무 없었어. 술 취한 아비가 자기 마누라한테 던진 소주잔에 네 뒤통수가 째졌는데 아, 그때 내가 눈이 돌대? 소주병으로 걔 머리통을 갈기고 나와 버렸어. 너는 자꾸 크는데 널 달고 일할 데가 있어야지. 주방 쪽방에서 같이 살게 해 준다길래 룸살롱 주방일을 했는데 네가 '오빠, 오빠' 소리를 배우더라. '아빠, 아빠'도 못해 본 내 딸이 오빠 소리 배운 게 그렇게 싫더라고.. 돌고 돌다 술집 언니들 식모 노릇도 꽤 했는데 서른 살 먹은 년 지문이 다 닳아빠진 게 일을 해도 애 하나 키우기가 허덕허덕하더라고.. 근데 자꾸 뛰쳐나와봐야 갈 데가 있나? 못 먹고 커서 그런가 배고프단 소리를 하루에 골백번씩 하는데 속창아리가 타들어가도 어떻게 해? 그놈의 돈이.. 돈이 죽어도 없는데.. 그렇게 여인숙을 전전하다가 딱 한 번.. 정말 딱 한 번 서울역에서 너를 안고 잤어. 그리고 결심을 했지. 너를 버려야겠다. 이 모질아.. 내 부탁을 잘 기억했어야지.. 고아원에 딸내미 맡기고 온 어미한텐 세상에 못 할 일이 없더라. 너 고아원에 맡기고 그 대폿집에서 젓가락을 들던 순간 조정숙이는 죽었어. 그냥 너 찾으려고 산단 마음밖에 없었는데 가난이라는 게 꼭 아귀 같아서 쳐내면 쳐낼수록 더 달려들더라고. 차라리 같이 죽고 말지 못 보게는 못 살겠어서 널 찾으러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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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출처 넷플릭스

간사

 

동백이는 LA로 갔어요. 양아버지가 신학과 교수신데 데리고 이민을 가셨어요. 두 분 다 정말 훌륭한 복지가 부부시거든요. 동백이 같은 케이스는 정말 처음으로...

 

 

정숙

 

천운은 무슨 천운이에요!!! 아니, 왜 남의 딸을!! 허락도 없이 왜 딴 데로 보내야고요!!!

 

 

원장

 

저기, 근데요. 어떻게 허락을 받죠? 누구신 줄 알고.. 여기다 애를 버리셨잖아요... 여기는 탁아소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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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 편지

 

그때는 내가 널 버린 게 너한테 제일 잘한 일 같더라. 너같이 이쁜 애를 왜 파양 했을까? 이상하게 너무 알고 싶더라고.. 근데 겨우겨우 널 찾고 보니까 네가 진짜로 술집을 하고 사는 거야. 그것도 미혼으로.. 정말로 내 팔자를 물려받았나? 억장이 무너졌는데 근데 가만 들여다보니까 네가 웃어. 네가 웃는 거야.. 너는 나랑 다르더라고.. 못해 준 밥이나 실컷 해 먹이면서 내가 너를 다독이려고 갔는데 네가 나를 품더라. 내가 네 옆에서 참 따뜻했다. 이제 와 이런 얘기를 너한테 다 하는 이유는 너한테 용서받자고가 아니라 알려주고 싶어서야. 동백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 버림받은 일곱 살로 남아 있지 마. 허기지지 말고 불안해 말고 훨훨 살아, 훨훨.. 7년 3개월이 아니라 지난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

 


내가 제일 힘들고 아픈 줄 알지만 사실 말 못 할 사정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서로가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보듬어주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녀지간이 참 그렇잖아요? 서로에게 참 의지가 되면서도 상처를 많이 주기도 하고요.

저도 그런 모녀지간인 것 같아요. 저희 엄마를 생각하면 참 안타깝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음에 태어나면 내 딸로 태어나거나 다시 내 엄마로 태어나면 더 잘해준다고 하는데 전 다시 안 만났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도 잘하지 못하는데 다시 태어났을 때 그때 잘한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그냥 더 좋은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혹시라도 제가 드린 상처가 있다면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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