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법사의 하루
서완님은 본인이 마법사고 이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망상에 빠져있어요.
서완
이 세계에는 오직 마법만이 존재한다. 나는 무려 7단계 경지에 오른 마법사다. 최초로 8단계를 오르고 이 세계를 구할 운명이다. 하지만 나는 지난 전투로 잃은 마력을 회복하기 위해 이곳 마법의 신전에 잠시 머물고 있다. 현자님! 우리 성의 책임자이며 나에게 퀘스트를 주시는 분이다. 퀘스트를 수행할 때마다 내게 일정한 보상을 주신다. 중재자님! 함께 모험을 떠나고 싶은 유일한 나의 파티원이다.
다은
오늘은 기분은 좀 어떠세요?
서완
빨리 제 마력을 회복시켜 주세요. 중재자님
다은
그렇다면 이 약을 드세요.
서원
이 약은 마력의 회복을 영구적으로 증진시켜 주는 영약! 감사해요. 중재자님
서완님은 약을 먹으면서 망상에서 점점 깨어나요.
다은
김서완 님 안녕하세요. 아침약 드실 시간이에요. 처방이 바뀌어서 약 개수가 조금 줄었어요. 손 주세요.
서완
아무래도 중재자님이 주신 영약이 부작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은
음..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서완
왜 그런 옷을 입고 계세요? 아무래도 제 눈이 이상한 것 같아요.. 안 보이던 것들이 자꾸 보여요.
다은
약이 효능을 발휘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에요.
서완
정말 그럴까요?
다은
예~ 잘하셨어요. 그럼 쉬세요~
서완은 점점 망상이 깨어나지만 불안해요. 왜냐하면 현실 속에 다시 돌아가야 하니까요.
혁수
자~ 여기 차요. 이거 좋아하시던 거죠. 이거 뭔지 아시죠?
서완
녹차요.
혁수
이제 암브로시아 고맙다고 안 하시네요. 아직도 약의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서완
아니요.
혁수
본인은 마법사이며 이곳을 빠져나가 세계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서완
(고개 도리도리)
혁수
본인은 누구시죠?
서완
공시생이요. 일곱 번 시험에서 떨어진..
'공시생.. 일곱 번 시험에서 떨어진..' 저 말만 들어도 얼마나 서완님이 자존감이 떨어졌을지 현실에서 감옥 같은 삶을 살았을지 마음이 아픕니다. 간호사 선생님들과 민서는 서완 님이 나아졌다며 다행이라 하네요.
민서
김서완 님. 처방한 약이 예후가 좋은가 보네요?
수연
예. 다행이죠.
민서
수연 샘이 보기에 권주영 님은 어때요?
수연
네. 곧 퇴원 조치 시켜주셔도 될 것 같아요.
민서
수연 샘은 자서전 써보셨어요?
수연
제가 꼭 환자인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민서
아니. 뭐 환자까지는 아니고요. 수연 샘이 늘 팽팽하게 사시는 것 같아서요.
수연
나한테 관심이 참~ 많네요.
민서
수연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요. 수연샘이 우리 병동 이인자잖아요. 샘한테 찍히면 병동 생활 힘드니까?
수연
잘 보이고 싶은 사람치고는 말이 늘 서늘하네요~
민서
그런가요? 타고난 성격이라 안 고쳐지네요.
수연
안 바쁜가 봐요?
민서
그럴 리가요. 수연샘 레몬차 좋아하시죠? (레몬차 수연샘 앞에 두며) 커피 드세요~
수연
잘 마실게요. 맛있다~
음~~ 츤데레 민서! 센스 있는 수연^^ 들레와 여환은 여전히 아직 냉랭하네요. 전 들레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하필 둘이 있을 때 엄청난 독촉 메시지가 오는데 그걸 여환이 보죠.
들레
여환샘. 하실 말씀이 뭔데요?
여환
도대체 우리 사이 뭡니까?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나는 손잡고 키스하면 사귀는 거거든요?
들레
키스 한 번 했다고 꼭 사귀어야 하나요?
여환은 뒤에서 알아보는데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되죠. 도와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고..
남자
대출 이자라도 꼬박꼬박 냈으면 됐을 텐데 은행 쪽에서 몇 번 연락 갔을 텐데 몰랐대? 지금 상황에서는 대출금 납부하고 통장 다시 살리는 방법밖에 없어
여환
지금이라도 대출 이자라도 먼저 갚으면?
남자
완납하지 않는 이상 안돼.
여환
그렇게.. 다 묶어버리면 사람 보고 어떻게 살라는 거냐?
남자
야. 은행 입장에서야 당연하지. 빚 받아야 되는데
고윤은 손가락 다이어트 돌입합니다! 그러다가 서완님을 외래에 데리고 온 다은과 우연히 만나고 서완 님이 우울해하는 것 같다고 다은에게 이야기하며 서완 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죠. 다은이 서완 님에 대한 마음이 다른 환자보다 좀 더 친밀하다는 것을 말하죠.
고윤
김서완 님은 좀 어떠세요?
다은
새로운 선생님하고 잘 적응 중이세요.
고윤
다행이다. 아! 정신의학 쪽으로는 좀 어때요? 제가 어제 우연히 다른 환자 협진으로 갔다가 봤는데 좀 우울해 보이던데..
다은
병식도 생기시고 현실감각도 돌아오셨는데 전보다 많이 우울해하세요.
고윤
김서완 환자한테 마음 많이 쓰이나 봐요.
다은
서완님이랑 라뽀가 많이 쌓였나 봐요. 자꾸 신경이 쓰이네요. 이거 보세요. 저 3천만 골드 있는 여자예요~ 저 힘들어할 때 김서완 님이 주신 거예요. 이것만 보면 왠지 든든하고 막 힘이 솟아요. 제가 위로해 드렸어야 됐는데 위로를 받아버렸어요.
서완님이 달력을 보면서 많이 초조해하고 우울해하네요. 아마 현실로 돌아오면서 이제 공시생으로 점점 돌아가는 거겠죠.
다은
오늘 날씨 되게 좋죠? 서완 님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서완
다 끝났어... 여기 있는 바람에 공부를 하나도 못했어요. 시험이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다은
높이뛰기 위해서 잠깐 웅크리고 있었던 거라고 생각하세요.
서완
근데 너무 웅크리고 있어서 점프 뛰는 법을 잊었어요. 아...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지.. 미친놈!!! 정신을!!
다은
서완님!! 이러지 마세요!!
서완
이제 제 인생 어떻게 해요?
다은
단 하루가 남았어도 남은 건 남은 거잖아요.. 지나간 것보다는 훨씬 희망이 있잖아요.
서완
정말 그럴까요?
다은
아.. 괜찮아요
서완
혹시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서완의 부탁을 받고 노량진으로 간 다은. 거기서 수많은 서완을 보게 됩니다.
다은
혹시 이 책 있을까요?
사장
절판된 책 같은데? 잠깐 있어봐요. 이 책 찾는 거 보니까 공시 오래 준비한 모양이네요.
다은
찾던 책이 이거 맞으시죠?
서완
네 맞아요. 구하기 어렵지 않으셨어요?
다은
아니에요. 쉽게 구했어요.
서완
아유~ 저 때문에 굳이 안 해도 될 일 하시고 흔들릴 때마다 늘 감사해요. 간호사님.. 막상 책 보니까 공부할 엄두가 안 나네요.
다은
마음이 안 내키시면 안 하셔도 돼요.
서완
그래도 해야죠. 제가 할 줄 아는 게 공부 밖에 없는데
포기하고 싶지만 포기할 수도 없고 저 무서운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아요. 정말 서완님이 안쓰럽습니다. 다은은 그림으로나마 응원해 주네요.
서완
그림 되게 못 그리시네..
혁수는 서완 부모님을 만나 상태가 상당히 호전되었다고 말해줍니다.
혁수
김서완 님 증상 상당히 호전되셨어요. 다시 공부할 마음도 생겼다고 하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건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고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서완 모
저기. 서완이 공부하다가 그렇게 됐어요. 다시는 그 짓 시키고 싶지 않아요.
혁수
어머님 탓도 아니고 아버님 탓도 아닙니다. 힘드시겠지만 천천히 한 발 짝씩 나아가 보시죠. 일단 퇴원하기 전에 외박부터 시도해 볼게요.
[과거]
서완 모
공무원 시험 계속해야겠니?
서완
이번에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진 거예요. 더 노력해서 다음에 붙을게요.
서완 부
네가 노력 안 해서 떨어진 게 아니잖아.
서완
아니에요. 제가 남들보다 노력을 덜 해서 떨어진 거죠.
서완 부
서완아. 가능성이 사람 미치게 하는 거다. 그렇게 해서 5년이 되고 10년이 되는 거야. 지금이라도 접고 다른 회사 알아보자..
서완
회사 들어가는 것도 쉽지가 않아요.
서완 부
네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 좋은 대학 나오고 너 학점도 괜찮았잖아.
서완
아빠. 저도 면접 많이 봤어요. 근데 그때 알았어요. 좋은 대학 나와서 학점 괜찮은 애들 차고 넘쳤다는 거.. 제가 등록금 벌려고 알바하는 동안 다른 애들은 해외 연수, 유학, 해외 봉사, 그런 스펙 쌓았더라고요. 제 스펙 알바밖에 없잖아요. 스펙 안보는 데는 공무원밖에 없어요.
현실이 그렇죠.. 참 무섭습니다. 드디어 외출을 하네요!
다은
외박 잘 다녀오세요.
서완
잘 모르겠어요.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다은
아이~ 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서완
어떻게 자신하세요?
다은
제가 마음속으로 죽어라 응원할 거거든요. 저는 지금까지 제가 원해서 안된 게 하나도 없어요.
서완
간호사님 말 들으니까 용기가 생기네요. 잘 다녀올게요.
다은
파이팅!
그렇게 힘들고 무서운 곳이지만 갈 곳이 그곳밖에 없어 학원으로 갔죠. 거기서 친구들을 만났고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컵밥거리해서 먹어보려고 가는 곳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려고 하는 거겠죠.
서완
이재민 잘 지냈어?
재민
뭐야 어디 갔었어?
서완
바람 쐬러
재민
난 너 너무 안 보여서 시험 포기한 줄 알았지. 우리 지금 밥 먹으러 가는데 같이 가자.
공시생 2
아 미치겠어요. 이번에 떨어지면 삼수인데..
재민
야 원래가 기본 3번은 떨어지고 엉덩이 그냥 치질로 작살나야 그때부터 공시생이기는 해. 서완이 이 새끼는 거의 한라봉 수준이야. 얘 이번에 2문제 차이로 떨어졌대.
서완
그만두기 딱 좋을 때네.
재민
아깝게 떨어진 애한테 그딴 말을 해?
서완
그 때 그렇게 늪에 빠지는 것 같아. 아까워서 더 하고 아까워서 포기를 못하고. 그러다 어정쩡해져 버리는 거야. 계속 이 길을 가자니 붙을 거라는 확신도 없고 포기하자니 그동안 했던 게 아깝고 조금만 더하면 붙을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더라고.. 야 5년 10년 노력한 걸 누가 알아줘.. 노력도 결국 붙어야 인정을 해주는 거야. 안 붙으면 우린 다른 사람들 눈에 노력 덜 한 애 밖에 안돼~ 그러니까 너희는 나처럼 되지 말라고.. 갈게.
외박을 갔다 오고 갑자기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서완님. 다은은 당황스러웠죠.
서완
환희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 용의 협곡에서 방랑자의 지팡이를 획득했습니다. 4 소켓짜리 레어템이에요. 사냥을 했더니 몹시 피곤하네요. 제가 HP가 빠져가지고..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다은
뭐지? 왜 다시 원래대로 다시 돌아오신 거야? 김서완 님~ 외박은 잘 다녀오셨어요?
서완
네. 신대륙에서 만난 파티원들과 사냥도 하고 아주 유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다은
이따 외박 관련해서 임교수님 하고 면담 있으실..
서완
많이 답답하시죠? 이 탑 안에서의 생활이요. 좀 바깥에서 사냥도 하고 싶으실 텐데.. 그래서 말인데요. 저와 함께 화룡을 잡으러 떠나지 않으실래요, 간호사님?
다은
저는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서완
그렇죠. 탑을 지키셔야죠. 알면서도 물어서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친구 유찬과 저녁에 불꽃놀이를 하면서 바람을 쐬다가 문득 서완님의 말이 생각이 납니다. 원래 본인에게 '중재자'님이라고 호칭을 쓰다가 갑자기 '간호사'님이라고 호칭을 썼죠.
수간호사
다시 딜루젼(망상)이 생긴 척하시는 거 같다고?
다은
네. 분명 망상이 있을 때는 저한테 중재자님이라고 하셨거든요? 현실 감각이 돌아오셨을 때는 저한테 간호사님이라고 하셨고요. 근데 이번에 망상이 재발했을 때는 저한테 간호사님이라고 하셨어요
수간호사
왜 그런 거 같아?
다은
아무래도 바깥 생활이 힘드셨던 게 아닐까 싶어요..
수간호사
간혹 그런 환자 분들 계셔. 바깥보다 여기가 더 편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잘 캐치했어. 내가 임교수님이랑 얘기해 볼게.
임 교수님과, 수 간호사, 서완은 면담을 합니다.
서완
하..... 자신이 없어요.
수 간호사
김서완 님 오후에 퇴원하실 거야. 임 교수님이랑 상의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어.
다은
아. 아니.. 이이.. 렇게 갑자기요?
수 간호사
고민을 안 한 거는 아닌데 상태가 호전되고 안되고는 병을 인식하는 게 중요해. 병식이 있는데도 그 병 뒤에 계속 숨어있다는 건 환자 입장에서도 도움이 안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외래에서 꾸준하게 상담 치료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다은은 서완님이 계속 신경이 쓰입니다. 그래서 본인의 전화번호까지 주면서 무슨 일 있으면 전화도 달라고 하죠. 얼마나 나가는 게 무서웠으면 망상이 있는 척까지 했겠어요.
다은
도와드릴까요?
서완
아니요 짐이 별로 없네요. 속여서 죄송해요. 그냥 용기가 없었나 봐요. 다시 공부할 용기도.. 포기할 용기도.. 차라리 다시 아픈 게 낫겠다 싶었어요. 그동안 감사했어요.
수연
김서완 환자.. 신경 쓰이니? 모든 환자 똑같이 대해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도 사람인데 조금 더 마음이 쓰이는 환자가 있지.. 근데 내가 먼저 겪어보니까 그게 우리한테 독이 될 때가 있더라~ 환자 하나하나 일일이 마음 쓰이면 이 일 오래 못 해..
수연의 조언도 듣지만 힘든 다은입니다. 유찬과 고윤과 함께 바람을 쐬러 나가고 고윤에게 위로를 받죠. 유찬은 고백할 타이밍을 또 놓칩니다.
다은
김서완 님이요. 어제 퇴원하셨거든요. 근데 아픈 척하면서까지 병원에 있고 싶어 하셨는데 제가 다 말해버렸어요. 안 아프신 거 같다고..
고윤
그래서 심란하는구나...
다은
밥은 잘 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내 선택은 옳았는지 끊임없이 생각이 나요.
고윤
가끔은 본인을 한 번 믿어봐요. 어떤 생각을 하던 어떤 결정을 하던.. '내가 결정하고 판단한 거니까 됐어!' 하고
다은
마음은 그러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고윤
내가 볼 때 다은샘 정말 좋은 간호사예요. 다은샘같은 좋은 간호사의 판단이라면 믿어도 될 거예요. 나 믿어도 됩니다. 난 아주 좋은 의사거든요.
서완은 외래 진료를 오고 그날을 기다린 다은은 서완을 만나요! 근데 서완은 이제 더 이상 외래 진료를 안 온다고 하네요. 집 근처 병원을 간다고 하는데 제발 잘 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은
외래 진료 오신다고 해서 기다렸어요. 건강은 괜찮아요? 밥은요? 잠은 잘 자요?
서완
하나 씩만 물어봐주세요~
다은
아휴 죄송해요. 제가 걱정이 돼가지고
서완
밥도 잘 먹고 잠도 그럭저럭 잘 자고 공부도 다시 시작했어요.
다은
전보다 표정이 밝아 보이셔서 다행이에요.
서완
다 간호사님 덕분이에요.
다은
이거 돌려드릴게요! 다시 공부시작하셨다면서요~ 요거 필요하실까 봐.. 다음에 병원 오시면 그때 또 봬요.
서완
저 임교수님한테 이제 안 오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병원이 집이랑 너무 멀기도 하고 오가는 시간 때문에.. 그 시간에 공부하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근처 병원에 꼭 갈게요.
다은
그러면 좀 안심이기는 한데.. 거기 병원 꼭 가셔야 돼요.
서완
저의 중재자님 아니 간호사님. 이거 때문에.. 하하하
삼촌한테 물어봐도 들레 어머니의 행방은 알 수 없어요. 들레은 어머니 때문에 돈이 없어 교통카드까지 충전할 수가 없네요. 저는 IMF를 겪어봤던 시대라 저런 상황이 참 아파요. 터덜터덜 집까지 걸어왔더니 여환이 집 앞에 샌드위치를 들고 있네요. 제가 돈이 있다면 아무렇지 않게 얻어먹을 수 있지만 없다면 장난으로라도 얻어먹을 수도 없잖아요. 참 자존심이라는 게 그렇죠..?
여환
들레 샘 밥 못 먹은 것 같아서요.
들레
난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여환
우리가 어떤 사이가 되든 들레 샘이 밥은 먹었나 그게 나한테는 더 중요하다고요. 샌드위치 정도는 내가 사게 해 줘요.
서완이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데 불안합니다. 치료는 제대로 받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정말 불안하네요.
서완
간호사님 저 김서완이예요.
다은
어 서완님 어쩐 일이세요?
서완
다름이 아니라 오랜만에 봬서 좋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전화드렸어요.. 간호사님. 오늘 시간 되시면 차 한 잔 하실 수 있나요?
다은
저.. 그러면 저한테 시간을 좀 주실래요?
서완
곤란하시면 괜찮아요.. 다음에 저랑 꼭 화룡 잡으러 가요.
다은
서완님! 서완님~
서완님이.. 망상을 봐요.. 안 돼요..
드라마는 정말 드라마로 끝이 났으면 좋았을 텐데 현실로 끝이 났습니다. 예전에 슬기로운 깜빵생활에서 해롱이가 출소하자마자 바로 다시 마약을 해서 재구속되는 것으로 나왔어요. 실제로 재범률이 굉장히 높으니까요. 사실 공시생, 취업준비생 등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럼 7회로 곧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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