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내가 가져야겠어
어긋나도 이렇게 어긋날 수가 있을까 싶은 회차였었어요. 정신을 놓은 길채 아버지는 밤에 길을 잃고 온 가족들이 찾지만 찾지 못합니다. 밤새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데 그런 아버지를 구원무가 찾아옵니다.
교연
오랑캐가 너를 잡아가고 제남이 머리를 부수어 죽일 것이다. 어서 가자. 능군리로 가야 해..
길채
아버지. 아버지!
원무
어르신. 이 검이 오랑캐 백 명은 족히 베어 낸 검입니다. 그러니 오랑캐가 또 오면 제가 이 검으로 오랑캐를 베어 버리겠습니다.
교연
이 검이 오랑캐를 그리 많이 베었는가?
원무
물론이죠. 길채 낭자도 제남이도 모두 걱정 없습니다.
교연
그래. 자네가 있어 참 다행이야
원무
이제 마음 푹 놓으시고 눈 좀 붙이십시오.
길채
고맙습니다.
원무
돕게 해 주어 내가 고맙지. 낭자. 앞으로도 내가 도울 수 있소. 아니, 내가 또 돕게 해 주시오.
길채
또 저와 연분 맺자는 말씀을 하시는 거라면 전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원무
대체 나에겐 없고 그 사내에게 있는 건 뭡니까?
과거 장현
대체 연준 도령에겐 있고 나에겐 없는 건 뭐요?
이때 길채는 장현이 생각이 나면서 뭔지 모를 장현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이 들지 않았을까요? 원무네 대장간에서 일을 하며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는 길채는 여러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어요.
길채
다친 곳은 어떠세요? 상처에 바를 약을 지어왔습니다.
원무
살짝 긁혔을 뿐인데 날 위해 약을 지어왔습니까?
길채
급한 대로 옷을 한 벌 갖고 왔습니..
원무
고맙소
길채
주세요. 이 흉은 일전 섬에서 우리를 구해 주다가 생기신 겁니까? 헌데 왜 나리가 우리를 구한 게 아니라고 하셨어요?
원무
아, 그게.. 그러니까, 쑥스러워서
길채
다 됐습니다.
원무
낭자. 난 낭자가 몸소 험한 일을 하는 것이 항시 마음 아팠소. 낭자가 나와 혼인을 한다면 다시는 이런 험한 일을 하지 않게..
길채
사내들은 제가 웃으면 상냥한 아내가 될 거라 여기고 제가 다정하면 조신한 며느리가 될 거라 짐작하죠. 지금은 잠시 앙큼해도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면 달라질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전 달라지지 않아요. 제 웃는 얼굴을 좋아하는 사내는 많아도 제 고약한 모습까지 좋아하는 사내는 없지요. 하지만 나리.. 전 제가 가진 것 중 이것은 가져가고 저것은 남겨 둘 순 없답니다. 그러니 종사관님도.. 제게 미련을 버리세요.
원무
허면 그 사내에 대한 마음도 가지고 오시오. 어차피 죽은 사람.. 나는 상관없소.
17회 때
"가난한 길채.. 돈 많은 길채, 발칙한 길채.. 유순한 길채, 날 사랑하지 않는 길채, 날 사랑하는 길채, 그 무엇이든 난 길채면 돼"라고 했었죠? 구원무가 아니라 우리 장현인데.. 역시 사랑은 타이밍이네요.
량음이는 거짓말을 하네요. 심양에서 죽었다는 거짓말도 모자라 다른 여인이 있었다고..
길채
이보게 량음! 맞지 량음?
량음
길채 아기씨가 아닙니까?
길채
심양에 갔다고 들었는데...
량음
잠시 조선에 왔습니다.
길채
저.. 장현 도령은 어찌.. 어쩌다.. 그리 되셨소..? 대관절 무슨 큰 죄를 지었길래.... 갈 때.. 많이 고통스럽지는.. 않았겠지..?
량음
예. 다행히
길채
그래... 내게 남긴 말은... 없었는가...?
량음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심양에서 장현도련님을 뫼시던 여인은 따로 있었는지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장현은 하필 함이 들어오던 날 만나게 됩니다.
길채
너도 봤지? 분명 그 사람이지?
종종
네
길채
살아있었어... 살아있었어..
종종
함 들어왔는데 어디 가세요? 나가선 안 돼요. 아기씨!
함을 받았어도 장현이 왔다는 사실에 확인하러 간 길채예요.
길채
계세요? 안에 계십니까? 참으로... 도련님이 맞습니다. 참으로.. 살아 계셨습니다.
장현
단 하루도 사내 없인 살 수가 없소? 묻지 않습니까? 단 하루도 사내 없이는 못 살겠소? 해서 그 새를 못 참고 또 혼인을 하려는 게요?
길채
예. 바로 보셨습니다. 전 단 하루도 사내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사내 없이는 몸도 마음도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지요. 왜? 그것이 잘못되었소?
장현
그리 사내가 좋으면 내 차례도 한 번쯤 왔었어야지. 그저 누구든 사내가 필요한 거라면 내게도 한 번쯤 오지 그랬소.
길채
다른 사내는 다 되어도 도련님은 안되지요. 진심이라고는 한 톨도 없는 위인과는 아무것도 나눌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서로 상처만 주게 돼요.
장현
그 사람이오? 혼인할 사람이? 착해 보이더군.
길채
좋은 분이에요.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고
장현
그래서 혼인을 한다는 겁니까? 그 사내가 낭자를 구해줘서? 낭자, 내 이제와 말하건대 그날.. 그날 낭자를 구한 건 그 사내가 아니라 납니다.
길채
일전에 내가 물었을 땐 섬에 간 적도 없다더니 이제 날 구한 게 도련님이다?
장현
내가 그때 아니라고 말했던 이유는 내 말만 믿고 강화까지 건너간 낭자가 죽을 뻔했단 사실이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그랬소.
길채
다른 여인들에게도 이리 얕은수를 쓰십니까? 어리석게도 도련님을 믿었지요. 잊지 말라던 그 말을.. 기억해 달라던 그 말을 믿었습니다. 헌데 왜 저를 잊으셨습니까? 심양 여인은 조선 여인과 다른 재미가 있더이까? 해서 그 여인들과 수작 부리느라 나를 까맣게 잊었소?
장현
난 잊은 적 없소. 단 한 번도
길채
그럼 말을 하셨어야죠. 나 따위는 잊은 지 오래니 기다리지도.. 그리워하지도.. 사무치지도 말라고 말을 하셨어야죠!! 난 그것도 모르고.. 도련님이 죽은 줄로만 알고.
장현
내가.. 죽어?
길채
예!! 난 도련님이 죽은 줄 알았소. 두 번 다시는.. 살아생전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습니다.
장현은 종종이를 통해 량음이의 거짓말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일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죠.
구잠
말씀드려. 얼른
종종
그때 우리 아기씨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털 조끼를 들고서 도련님 이름을 얼마나 부르셨다고요. 다시 돌아오라고. 제발 돌아오라고. 아기씨 그리 우는 건 저도 처음 봤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량음이 분명 도련님이 죽었다고 했는데 아기씨가 어찌 의심을 했겠습니까?
장현은 다시 길채를 붙잡습니다. 길채는 흔들립니다.
장현
심양에 일이 있었소. 해서 일찍 오고 싶었지만 올 수 없었소.
길채
일? 도련님께선 언제나 뒷전이지요. 제 온전한 마음을 원한다면서 정작 도련님은 항상 다른 일이 우선이질 않습니까! 하긴.. 기다린 제가 모자란 사람입니다. 언제 온다 약조도 없이 간 분 아닙니까?
장현
그런 낭잔.. 낭잔.. 내 앞에 한없이 당당한가? 내 분명히 말하지 않았소. 그저 말로만으로도 연준도령을 잊겠다 해주면 떠나지 않겠다고 낭자 곁에 있겠다고. 헌데 그런 내게 그리도 매몰차게 굴더니.. 연준 도령도 아닌 다른 사내와
길채
그것이 우리의 운명인 게지요. 어긋났어요. 이미 늦었습니다. 함이 왔으니 혼인이 성사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장현
상관없소. 이젠 마음속에 남연준을 숨겼건 정혼할 사내가 있건 당신 생각 따윈 상관없소. 당신, 이젠 내가 가져야겠소.
길채
이게 이장현이지요. 뭐든, 언제든. 제멋대로인 인간
장현
낭자.. 제발 내게도 한 번만 기회를 주시오. 내 다시는 낭자를 두고 떠나지 않으리다. 다시는.. 낭자를 기다리게 하지 않으리다. 그러니.. 제발 내게도 한 번만 기회를 주시오. 내 배편을 준비하리다. 나와 떠납시다.
장현
하나만 묻지
길채
무슨 짓입니까?
장현
날 모른 척 살아갈 수 있소? 그대가 나 아닌 다른 사람과 행복할 수 있다면 내 돌아가리다. 그대가 나 아닌 다른 사내를 원한다면 내 다시는 미련 갖지 않겠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와 갑시다. 지금 이 손을 잡지 않으면 내 낭자를 떠나 다시는 낭자 앞에 나타나지 않겠소.
길채
여전하십니다. 도련님을 못 본다 하면 내가 겁이라도 낼 줄 아셨습니까? 도련님은 항시 이렇지요. 그 잘난 혀로 날 희롱하며 안절부절못하게 하고 기다리게 하고 애태웠어요. 그때마다 내 기분은 어땠을지 생각해 봤습니까?
장현
아니. 날 기다리게 한 건 낭자야. 난 낭자를 알아. 무엇이든 손에 쥐면 시시해하는 여인이지. 낭자가 연준 도령을 오래 품은 연유가 무엇인가? 잡히지 않는 사내여서였어. 아닌가? 나 역시 쉽게 잡히면 금방 시시해할 거라 여겼소. 해서 결심했지. 낭자에게 쉽게 잡히지 않는 사내가 되겠다고 말이야.
길채
그래서 피난길에 날 버려두고 떠났습니까? 다정하게 입 맞추고 내동댕이쳤습니까?
장현
버린 것이 아니오. 밀어낸 것이 아니오.
길채
난! 난 여기 있었어요. 한 시도 떠나지 않고 여기에! 매일같이 도련님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면서
장현
참으로 나를 그리워했소? 날 기다렸소?
길채
아니. 이제 아니야. 이젠 기다리지도 그리워하지도 않아. 평생 미워할 거야. 죽을 때까지 미워할 거야. 당신도 나처럼 울며 기다리다 시들어버려!!! 가요..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세요. 그게 도련님이 가장 잘하는 일이지요. 다시는 속지 않아. 두 번 다시는
장현
낭자. 내 낭자가 주는 벌을 받고 낭자 손에 죽겠소. 그러니.. 그러니 제발 갑시다
장현이 길채에 대해서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어요.
길채는 누누이 말했어요. (연인 2회 중) 회혼례 때
"난 그저 연모하는 이와 더불어 봄에는 꽃구경하고 여름에는 냇물에 발 담그고 가을에 담근 머루주를 겨울에 꺼내마시면서 함께 늙어가길 바랄 뿐인데.."
연준 도령을 서방 삼고 싶어 한 것도 변치 않을 것 같았기에 서방 삼고 싶어 한 거였었죠ㅜㅜ 결국 둘은 야반도주를 했습니다.
장현
삼강나루터는 안된다고 하니 진못길로 가서 배와 사공을 구해 보겠소.
길채
같이 가요.
장현
새벽바람 찹니다. 여기 있어요
길채
보세요. 난 함까지 받은 여자예요. 나중에 세상 사람들이 저보고 헌 여자라고 손가락질하면 어쩌나요?
장현
두렵소?
길채
별로. 난 못 본 척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중에 도련님이 뻔뻔하다고 내가 미워지면 어떡하죠? 그래서 또 훌쩍 떠나 버리면...
장현
뭘 모르는 군.. 난 낭자가 뻔뻔해서 좋아. 다녀오리다.
길채 입장에서는 이미 장현이 여러 번 떠나버렸기 때문에 불안하고 무서웠던 것 같아요. 같이 갔어야지 장현아!!
길채 편지
잠시 흔들린 것은 사실이나 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도련님을 따를 만큼 도련님을 믿지도 연모하지도 않습니다. 혹여 짧은 정이라도 남아있다면 저에 관한 것은 다 잊어 주십시오.
길채
내가 미웠던 적이 있으시오? 하고 물으니 답하셨지요? 그대가 나를 영영 떠나던 날 죽도록 미워 한참 미워 보았네. 헌데 아무리 보아도 미운 마음이 들지 않아 외려 내가 미웠어.그리곤 제게 물으셨지요? 내 마음을 짐작이나 하였소? 이제 말하건대 차마 짐작지 못했습니다. 그저 내 마음이 천 갈래만 갈래 부서져 님만은 나 같지 마시라 간절히 바랄 뿐..
저는 길채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인연이 있다면 분명 잘 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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