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 죽더라도.. 나리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시체들 사이에서 장현을 구해내고 어떻게든 장현을 데리고 궁을 빠져나가려는 길채입니다. 그때 한 내관을 만나게 되는데 오히려 가라고 당당하게 떠밀어버려요. 다행히도 그 내관의 도움으로 장현을 데리고 집으로 오게 됩니다.
길채
나리 정신이 드십니까? 나리
내관
아이 추워~ 아이 깜짝이야!
길채
술이 취해 모셔갑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가세요! 가라고요!!
내관
도와드리리까?
길채
고맙습니다.
내관
궁에서 허구한 날 웬 사람을 때려잡는지..
의원에게 상태를 보이지만 많이 다친 장현입니다. 번뜩 내관이 이 집의 위치를 안다는 것을 알아챈 길채는 빨리 장현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길채
아무래도 나리를 옮겨야겠어
종종
네? 왜요?
길채
날 도와준 내관이 여길 알고 있잖아!
궁에서는 장현이 사라진 것을 알고 찾아 나서고 궁을 몰래 들어갔던 량음은 마을 이름을 듣고 길채가 데려갔을 거라는 생각에 길채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장현을 데리고 서둘러 떠나지요. 영랑이가 다행히 좋은 곳에서 안착했습니다. 장현은 안전한 곳에서 간호를 받습니다. 영랑이의 말을 들으며 량음은 다시 한번 장현이를 위해 정말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장현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일까 생각한 것 같아요.
영랑
난 장현 오라버니.. 곧 깨어나실 것 같습니다. 량음이 곁에 있으니까 일전에 장현 오라버니 장사하러 변경 간 날.. 량음이 우리 기방에서 놀다 손님과 시비가 붙어 다친 적이 있지요. 그날 밤에 장현 오라버니 다녀가신 거 압니까? 량음 다쳤다는 소식에 은 칠 천냥을 포기하고 왔답니다. 와서 량음 무사한 것만 보고 갔더랬어요. 제 아는 언니가 한 번 장현 오라버니 뫼시면서 물어봤답니다. 왜 그렇게 량음이 량음이 하느냐고.. 그랬더니 자기는 량음이 재미나게 사는 거 보는 재미로 산다고 했답니다. 그러니 절대 량음이 혼자 두고 죽을 분이 아니지요.
길채
나리는? 나리는??
량음
형님이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 봤습니다. 가서 형님을 만나주십시오.
길채
나리.. 길채가 왔어요.
꿈속에서 과거를 회상합니다. 그 꽃소리가 누이한테서 들은 이야기였네요.
어린 장현
네 휘파람 소리가 쓸만하니 내 특별히 애칭을 지어주마! 량음!
삼도
량음이요?
어린 장현
'음을 이루었다 '그 뜻이야
현이 누이
현아~~
어린 장현
누이!!
장현 누이
현아 들리니? 이 이가 웃으면 꽃 피는 소리가 들려..
장현은 의식은 돌아오지만 기억을 잃어버립니다.
량음
이거 봐. 자꾸 손대니까 상처가 덧나잖아
장현
이상하군. 나보다 나이도 어린것 같은데 왜 반말이지? 의원이야? 손재주가 좋은 것 같아서
량음
나는 누구 덕분에 배운 게 많지. 거문고도 배우고 활쏘기도 배우고 툭하면 다치길래 상처치료하는 법도 어깨너머로 배웠어
장현
누구? 연모하는 여인이라도 있었어?
량음
다 됐다. 있잖아 나는..
장현
저기... 저 여인 누구야?
량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분은 기억할 줄 알았는데
장현
기억이 안 나.. 근데 재밌어 저 여인 보는 거
이런 사소하게 알콩달콩한 모습들이 이 둘에게는 참 어려웠습니다. 너무나도 오래 걸리고 힘들었네요.
길채
자~ 아~
장현
헌데 내게 왜 이리 잘해주시오?
길채
나리께서 제게 해주신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장현
내가 그대에게 좋은 사람이었소?
길채
좋기만 했을까요?
장현
저기.. 저 청년.. 이름이 량음이라 했나? 내가 알던 이랑 이름이 같군. 내가 데리고 있던 종 이름이 삼도였어
길채
삼도요?
장현
응. 휘파람을 잘 불길래. 량음이라 애칭을 지어줬거든. 헌데.. 헌데.. 저 청년 이름도.. 량음이라고.. 이상하다.. 량음이라는 이름은 분명 내가 삼도한테 지어줬는데..
소현세자는 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납니다. 이형익에 의해 독살당했다 여러 설들이 많죠. 실제 강빈은 강빈의 신생이라는 나인의 자백(?)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합니다. 그렇게 폐출이 되고 사사되었다네요. 아들들도 제주도로 유배되어 돌림병으로 죽고, 장현 길채도 안타깝지만 소현세자와 강빈 역시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강빈은 노모와 형제들 역시 처형당하고 아버지는 부관참시까지 당했으니까요. 길채에게 패물을 챙겨줬는데 저게 장현 길채 미래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강빈
전하!!! 진생을 소생과 대질케 하소서... 역모라니요....!!!! 시해라니요.....!!!! 전하의 전복구이에 독을 타고 전하 처소에 흉물을 숨겨 저주를 하다니요! 아니옵니다.....! 저들은 아무 죄도 없사옵니다.....!!! 전하!!!
인조
감히 뉘 앞에서 목청을 높인단 말인가! 뒤를 따르는 자가 있는 것이 분명해! 빈궁이 심양에서 모은 재물로 그 자들의 환심을 산 것이 분명해!!!
김자점
그 자들이라면?
인조
세자가 속환시켜 준 포로들 말이다. 빈궁이 그 자들을 믿고 저리 방자한 것이다! 이러한 때에 기찰 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느슨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좌우 포도대장을 불러 순라 도는 일을 더욱 엄중히 하여 흉도들이 밤을 동란 하지 못하게 하고 병조판서에게 궁에 머물 것을 명하라. 그리고 너는 호위청에 입직토록 하라! 만에 하나 소홀한 틈을 타 변이 발생하면 그땐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길채
혼자 돌아다니시면 안 됩니다.
장현
그러니까 내가.. 뭔가 잘못한 거지.. 미안해
길채
그게 아니라... (뒤에서 안으며)
장현
왜 이러시오?
길채
고맙습니다. 살아주어 참으로 고맙습니다.
장현
아 근데.. 앞으로 다시는 혼자 돌아다니지 않을 것이니 이거 좀..
길채
싫어요! 우리는 이래도 되는 사이입니다! 아무 기억도 안 나신다면서요! 그러니 제 말을 믿으셔요!
장현
믿을 것이니.. 이것 좀..
길채
보셔요! 이제 이건 절대 잃어버리지 마세요!
장현
뭡니까 이게?
길채
원래 있던 자리에 놓으셔야죠!
장현
원래 있던 자리가 어디입니까?
장현
헌데 정말 우리가 이렇게 유치한 걸 하는 사이였소?
길채
그럼요! 자~ 에라이!!! 에잇!!
장현
욕했소? 그리고 아까부터 자꾸 나를 만지고 그러는데 본시 남녀 칠 세 부동석이라 하여
길채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우린 이래도 되는 사이입니다.
길채
(빨래를 주며) 자! (쪽!)
장현
미쳤소? 우리가 아무리 원래 이랬던 사이라 해도 이건 좀 심하지 않소! 이 벌건 대낮에
길채
우린 원래 이랬습니다!
길채가 만들어주었던 가락지입니다. 그리고 량음은 고이 둘의 신을 정리해 주네요.
길채
나리께선 마지막까지 이 가락지를 손에 꼭 쥐고 계셨지요.
장현
내가? 기억을 못 하니.. 좀.. 짐스럽지?
길채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전 오래전부터 나리와 유치한 농이나 하고 저녁거리 걱정이나 하며 시시하게 지내길 아주 간절히 바라왔습니다. 해서 어쩌면 지금이 제가 나리와 보내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지요.
장현
아.. 허면 내가 영영 기억을 못 해도 날 버리지 않을 셈인가?
길채
제가 나리를 버려요? 지켜보셔요. 전 이제 죽더라도 나리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무섭습니다. 보이지 않는 두려움, 의심이 한 사람을 집어삼킬 때 또 그 사람이 권력을 갖고 있을 때 어떻게 공포로 몰아넣는지 보는 것 같아 참 무섭습니다.
인조
군신의맹제는 신하가 임금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이다. 오늘 우리는 한 피를 나누었다. 강 씨가 큰소리로 발악하기에 처음에는 몹시 이상하다 여겼는데 이제 생각해 보니 필시! 뒤에 후원하는 무리를 믿고 그런 것이다! 광해 때 일을 생각해 보라. 적은 반드시 가까이에 있을 터이니. 만일 역적의 변란이 갑자기 일어나 나라가 망하기라도 하면 어찌할 것인가. 강 씨를 폐출하여 옛집에서 사사하고 강씨를 후원하는 자들을 샅샅이 뒤져 척결하라!
이렇게 상상 속에서나마 만나는 소현세자와 강빈..
강빈
저하... 오셔요....
신하들의 두려움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김상헌
어찌 이리 상하셨는가? 지난 일을 후회하시는가?
최명길
후회라니... 내가 병자년에 오랑캐와 화의 하도록 앞장선 것은 오직 조선의 사직을 위한..
김상헌
우리 전하를 임금으로 세운 일 말이네.. 후회하시는가? 자네가 김자점, 김류와 손잡고 능양군을 보위에 올렸지. 아무도 능양군이 반정을 꾀할 거라고 생각 못했어. 유순하고 겁이 많았거든.. 허허허.. 헌데 이제 보니 우리 임금은 승부사야. 생명의 위협을 느끼자 그 누구보다 기민해졌거든. 그때의 능양군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네. 지금도 마찬가지야. 우리 임금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어. 살아도 죽는 길이 있고 죽어도 사는 길이 있지. 병자년에 우리는 오랑캐와 끝까지 싸워야 했네. 허면 전하가 저리 망가지지 않았을 테고 그랬다면..
최명길
그 말을 하려고 오셨소?
김상헌
무서워서 왔네.. 이 나라가 과연 어찌 될지 무서워.. 그래도 이런 속내를 털어놓을 곳은 자네뿐이더군
참 무섭네요.. 본인의 며느리가 며칠을 앓다가 숨통이 끊어졌다는 표현을 들었는데도 정말 무섭습니다..
김자점
강적이 약을 먹었으니 바로 죽지 못하고 이틀 동안 앓다가 겨우 숨통이 끊어졌다고 합니다.
인조
강적의 무리들은 색출하고 있겠지? 역관들이 의심스럽다. 역관들이야 말로 청인들과 가깝게 지낸 자들이 아니냐? 심양에서 세자와 어울렸던 역관들의 뒤를 모두 캐도록 해. 사대부의 기세는 어떠한가? 최명길은? 명길이 강 씨를 끝끝내 비호했다는 것이 수상해. 혹 최명길이 허튼 마음을 품는 것이 아니겠지?
장철이 그랬죠? 두려움을 가진 자는 잔인해진다고... 정말 잔인하네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다음 주가 마지막이네요!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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