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옵니다. 꼭 온다고 했어요.
드디어 연인 21회로 마무리가 되었어요! 사실 1회 연장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이 됐었어요. 보통 연장이 되면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근데 이번에는 정말 끝나고 손뼉 쳤습니다! 행복했어요!배우님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21회 시작은 1회 때 혜민서 광증을 따로 입원시켰던 곳에서 한 백발의 환자와 신이립의 대화에서 다시 시작해요. 그 백발은 량음이었어요. 아마 량음이가 남자를 좋아해서 가둔 것이 아니라 당시 포로들에 대한 증거를 없애야 해서 미친 사람으로 취급하고 가둔 것 같아요.
신이립
내 말을 다 알아듣는군. 자네 미친 게 아니야.. 그렇지? 이장현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는가?
량음
난 미친 적이 없어. 너희들이 내 말을 미친 소리라고 믿고 싶을 뿐이야. 이장현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리지요. 허면 이장현이 어찌 되었는지 알려줄 수 있겠습니까?
과거로 돌아가죠. 행복하게 길채와 장현은 신혼생활을 하고 있네요. 하지만 장현은 세자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어요. 그래도 길채가 다독여주고 앞으로 행복한 미래만 꿈꾸자고 그렇게 다독여요.
장현
내 인생은 못난 일 투성이야
길채
왜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장현
내가 세자 저하를 위해 한 일이 정말로 세자 저하를 돕는 길이였는지 잘 모르겠소. 만약 세자께서 오랑캐들에게 고초를 겪었다면 조선의 전하에게 미움을 받지도 않았을 테고.. 그러면...
길채
나리는 세자 저하를 지켜주셨어요. 그러니 이제 우리 재미나게 살 생각만 해요. 네?
장현
그럴까? 그래~ 허면 우리 길채는 어찌 살고 싶누?
길채
저는 말이지요...
하지만 전국에는 세자가 독살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인조는 장철을 수문사를 맡게 합니다. 인조는 장철이 거부하자 장철을 다시 노비로 만들겠다고 협박하고 결국 장철은 인조의 협박에 굴복합니다. 포로들을 가엾게 여기던 장철이 갑자기 수문사를 맡자 연준은 의아하지만 장철은 본인의 과거에 대한 두려움으로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말만 그럴듯하게 하죠.
연준
스승님. 잘 모르겠습니다. 일전 전하의 구언도 굳게 거절하신 스승님께서 돌아온 포로 중에 역도를 적발해 내는 일을 맡으시다니요.
장철
이 역관 이장현과 네가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었다지? 남한산성에도 함께 들었다 들었다. 그러하냐?
연준
예. 인연이 있는 것은 사실이오나 저도 이 자에 대해서 잘 모르옵니다. 공명첩을 사서 사족이 되었다는 소문을 들었고 팔도를 돌며 홍시와 백면지 따위를 거래하여 큰돈을 벌었다 들었습니다.
장철
공명첩을 사서 양반이 됐다... 본시 천애였다는 이야기냐?
연준
저도 이장현의 과거사 대해서는 알지 못하옵니다. 다만 이장현 이 자가 재물에 눈이 멀었을지 언정 역모를 꾀할 자는 아니옵니다.
장철
일단 이장현 이 자부터 조사해 봐. 역관들은 평소 청인들과 사사로이 교류하니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 만일 이 자가 참으로 청과 내통하여 우리 사직을 위협하고자 한다면 내 반드시 처결할 것이나 그저 장사치라면 역적의 율로는 처리하지 못하게 내 막을 것이다.
연준
네! 네 스승님
연준이 관노였다 알리고 장철에게 아들이 어찌 죽었는지 물어봅니다. 장철은 아들이 화적에 의해 죽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들 대신 제자들을 자식들처럼 여긴다 하죠. 그러면서 다시 한번 제자들에게 자신이 노비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고 불안해하며 다짐합니다. 한편, 장철은 예전 아들과의 추억이 담긴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연준은 그 책에서 '량음', '현'이라는 이름을 보고 의아함을 품습니다.
혹시 현이라는 자가 장현은 아닐까 하여 장현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장현
예까지는 어쩐 일이오?
연준
떠난다고? 난 아버지가 없어. 그래서 스승님을 항상 아비처럼 따랐지. 지금도 능군리에서도
장현
허긴 군사부일체라던가.. 그대가 목숨을 걸고 임금님 뫼시러 남한산성에 들었듯 그 스승님이라는 분도 아비 삼아 잘 한번 뫼셔보든가.
연준
궁금한 게 있소. 소문에 공명첩을 사서 양반이 되었다던데
장현
사실이외다. 원래 노비였소. 왜? 그간 노비 따위에게 대접해 준 게 속상하신가?
연준
허면 본래 이름은 뭐였소? 노비였을 때 성이 없었을 텐데 공명첩을 샀을 때 왜 성을 이 가로 했소?
장현
왜 이 가로 했느냐? 이 나라 이 씨 조선에서 이 씨 성을 가진 상놈으로 살아보려고.. 나도 네가 싫지만은 않았어. 재미없기는 해도 나쁜 놈이 아닌 건 알아. 이 닳고 닳은 잡 놈은 멀어질 테니 걱정 말라고
한편, 포로들은 단순히 세자와 세자빈에게 은혜에 보답하는 의미로 제사를 지내고 술을 올렸 뿐인데 이를 역모로 몰아가고 수괴를 뿌리 뽑겠다 합니다.
영랑
오라버니. 전하께서 포로들을 역적으로 의심해서 장철이라는 사람을 수문사로 세우고 토벌단을 꾸렸다고 합니다.
장현
장철?
영랑
네.. 유생들이 무척 따르는 사람이라 전하께서 무조건 장철이 수문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합니다. 헌데 그 수문사가 증좌를 찾느라..
구잠
이것들을 궁문이라도 부수고 확 다!
장현
안돼! 그럼 진짜 역도가 된다. 내가 만나봐야겠어. 죽더라도 다신 만나고 싶지 않았던 사람
그렇게 장현과 아버지 장철이 만나게 되네요. 그동안의 장현의 과거사가 다 밝혀집니다.
장철
자네가 역도들을 이끄는 자인가?
장현
그자들은 그저 은혜를 갚기 위해 술을 한 잔 올렸을 뿐입니다.
장철
강적은 부모에게 불만을 품고 감히 부모를 죽이려 했어!
장현
그 고변이 사실입니까?
장철
역모에 관한 한 그 어떤 고변도 귀하다. 그래야 사직을 지킬 수 있어
장현
계축년 어르신의 아버님처럼 말입니까?
장철
뭐야? 네 놈의 정체가 무엇이냐? 공명첩으로 사족이 되었다고? 그럼 네 놈 이름도 거짓일 테고
장현
제 원래 이름이 궁금하십니까? 제 본 이름은 현이오, 성은 장입니다. 아버지.. 현입니다.
장철
그럴 리가 있나... 내 아들은 예전에
장현
화적들이 지른 불에 타 죽은 줄 아셨습니까? 보십시오
장철
보인다.. 우리 현이 모습이 그대로.. 내 아들.. 이 어찌.. 어찌 살았느냐! 네가 왜 역도들에 섞여있느냐?
장현
아버지.. 역도가 아닙니다.
장철
현아...
장현
포로들을 살려주십시오. 죽은 듯 살겠습니다.
장철
강적의 제사를 지낸 놈들이야! 죽은 듯 산다고 그 말을 어찌 믿겠냐?
장현
그래서 삼도도 죽이셨습니까? 삼도 역시 죽은 듯 살겠다 했었지요. 누이는 삼도를 사랑했습니다. 그것을 아버지도 아셨지요. 헌데 아버지가 삼도를 주인을 겁간한 종놈 취급하여 때려죽이고 누이에게 얼음강을 건너 심부름을 다녀오라 시키셨습니다. 누이는 아버지의 말뜻을 알아들었지요.
장철
아니야.. 아니야!! 네 누이가 그렇게 된 것은 너를 위해서다. 네 앞날에 오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장현
아닙니다!! 누이는 아버지를 거스를 수가 없었던 겁니다. 누이는 아버지를 거스르고 살 자신이 없었을 뿐입니다.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습니다. 해서 결심했지요. 아버지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겠다고.. 예. 아버지. 전 실종된 게 아닙니다. 아버지에게서 저를 뺏은 겁니다.
[하지만 겁에 질린 인조와 장철은 더 이상 누구의 말도 들을 수가 없었죠. 그저 자신들의 일을 합리화시킬 뿐이네요.]
인조
역도의 뿌리를 뽑아라! 저들의 머리털 하나 남지 않게 섬멸할 것이나 저들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도 남지 않게 할 것이다.
장철
조만간 내수사 노비들로 너희들을 칠 것이다. 그러니 그들을 넘겨라. 그게 네가 사는 길이다. 내가 너를 또 잃을 수 없는 일 아니냐!!
장현
아버지. 제발 저들을 보내 주십시오. 죽은 듯 살겠습니다. 티끌처럼 살겠습니다.
장철
이 아비를 끝까지 거역하겠다는 거냐?
장현
저는 아버지를 참으로 좋아했습니다. 누이가 삼두를 진심으로 연모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버지는 삼두를 면천시켜 짝을 지어줄 생각까지 하셨던 분입니다. 그런 아버지가 참으로 근사했습니다. 해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갑자기 아버지가 삼두를 죽였는지.. 아버지... 저는 삼두가 누군지 압니다. 삼두는 조부가 거짓 고변으로 몰락시킨 집안의 마지막 사내였습니다. 삼두는 누이를 사랑해서 복수를 포기했지만 아버지는 죽은 듯 살겠다는 삼두의 말을 믿지 않으셨습니다. 해서 삼두를 죽이셨던 겁니다. 제발 포로들을 살려주십시오. 만약 아버지께서 제 사람들을 치신다면 이번에야 말로 아버지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산산조각 낼 것입니다. 전 이제 압니다. 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것은 제가 아닙니다...
다른 포로들을 도망시키고 양천은 활에 맞아 사망합니다. 참 고단한 삶이었네요. 그렇게 길채와 길채에게 딸린 포로들도 능군리로 대피합니다. 또다시 이별이네요.
장현
나 믿지? 능군리에 가 있어요. 내 곧 뒤 따를 테니
길채
서방님이 목숨 걸고 살린 사람들이니 제가 잘 지켜낼게요. 그러니 약속 꼭 지키셔야 돼요!
장현
그럼! 지키다마다! 내 주인이 여기 있는데 종놈이 어찌 멋대로 죽겠습니까~
장현의 마지막 말에 두려움이 든 장철은 글을 씁니다. 장철이 제일 소중히 여기는 것은 아들도 아닌 가문과 명예이었나 봅니다.
장철
지금 이 나라 사직을 위협하는 무리들은 어떤 자들이냐! 저들은 오랑캐와 친하게 지내며 나라의 이익을 팔아먹던 매국노요, 오랑캐에게 정절을 잃고도 부끄러운 것을 모르는 여인들이며 문란하게 남색 하는 더러운 색정들이다! 그런 자들이 뭉쳐 이 나라를 더럽히고자 하니 우리 충의로운 선비들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연준은 스승에게 장현이 아들이라는 사실을 말하지만 스승은 이미 귀를 막고 본인의 행동을 합리화시켜 버렸어요. 예전에 오수재인가 라는 드라마에서 "욕심 많은 놈한테는 권력 주지 말고 무식한 놈한테는 돈 주지 말고 미친놈한테는 칼 주지 마라"라는 대사가 있었어요. 그 대사가 자꾸 생각났었던 것 같아요.
연준
스승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일전에 당부하신 말씀으로 이장현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그 자의 이름은 현으로 그 자는..
장철
오래전에 나는 내 딸과 아들을 모두 잃었다. 내 딸 이간은 종과 사통 했다는 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딸의 그 결심을 미리 알았으나 말리지 않았다. 골수를 긁어내는 고통이었으나 나는 내 딸과 합심하여 가문을 지켰고 아름다운 의리를 지켜냈다. 오랑캐에게 유린당한 이 땅 조선에서 우리 선비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헌신과 희생은 과연 무엇이겠는가! 나를 미워하는 자, 내가 미워하는 자를 쳐내는 것, 그것은 희생도 용기도 아니다. 진정한 희생은 더 큰 의리를 위해서 내 목숨만큼 소중한 이마저 도려내는 것! 그것이 희생이다.
연준은 끝까지 본인의 선택에 합리화를 부여할까요? 그 선택으로 인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를 줬으니까요.
은애
서방님.. 도와주셔요. 길채를.. 이 역관 나리를.. 도와주셔요
연준
포로들의 고변이 나왔습니다. 일단 추포 한 연유에 시시비비를 가리겠습니다.
은애
추포 하면 죽습니다.
연준
나라의 기강에 관한 일입니다.
은애
그럴 리가 없습니다. 서방님이 뭔가 잘못아신 게지요. 이 역관 나리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연준
부인은 나보다 이 역관을 더 믿으시오?
량음은 장현을 대신해서 죽으려고 하지만 장현은 그런 량음을 막습니다. 그리고 내수사 노비들과 연준을 만나죠.
장현
어이~ 여긴 무슨 일로 온 게야?
연준
투항하라! 순순히 투항하면 금군에서 시시비비를 가려 억울한 자가 없도록 하겠다!
장현
여전히 순진하구먼.. 네 주인이 금군이 아니라 내수사 노비들을 보낸 거면 모르겠어? 아니면 모른 척하는 건가!!
한편 길채와 포로들은 능군리에 도착합니다. 다른 마을과 다르게 환영해 줍니다. 여자 어르신은 파트 1에서 오랑캐와 눈만 마주쳐도 정절을 잃는다 해서 고구마를 천 만개 먹는 줄 알았는데 막상 지금 보니 다르네요. 길채에게 이야기를 다 들었다고 하고 네 서방 될 사람 묻는 것을 보면 그간 사정을 다 아는 것인데 그래도 웃어주고 욕봤다고 애썼다며 안아주죠. 또 다른 포로들도 역시 웃어주며 아무 말 없이 받아줍니다.
이게 정말 사람 사는 곳이죠... 이런 환영을 진작에 포로들이 받았어야 했는데요.. 너무 돌고 돌았고 늦었네요..
여자 어르신
길채야.. 애썼다.. 욕봤어.. 이야기 들었다..
남자 어르신
고생했다~
여자 어르신
네 서방 될 이는?
길채
곧 옵니다. 꼭 온다고 했어요.
예전에 호란 때 오랑캐들과 싸울 때는 아랫목에서 지져야 하는데 짜증 난다라는 말로 싸웠는데 지금은 고향에 돌아가야 한다고 하네요. 정말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그 심정의 절박함이 느껴 저서 마음이 아팠어요. 지금은 돌아갈 곳과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장현
들리는가.. 이 소리.. 꽃 소리..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당신들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겠지.. 나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 날 보내줘! 나를 고향에 보내줘..
자식을 죽이라 명하는 스승의 모습에서 겁에 질려 잔인해진 임금의 모습을 본 연준인 듯싶습니다.
연준
허면 역도의 수괴 이장현은 어찌하여 올까요? 스승님.. 그 자의 이름은 현이고 성은 장으로 본 이름은 장현이였습니다. 이장현은 스승님의..
장철
죽여라
[과거]
장철
아느냐? 겁에 질린 자는 잔인해진다..
인조
개새끼 같은 것을 억지로 임금의 자식이라 부르더니!!
상황이 정리가 되고 연준은 인조에게 상황을 보고하죠. 그 와중에도 세자가 혹시 무슨 서한을 남겼을까 걱정하고 의심하네요.
연준
이장현을 비롯한 모든 역도의 수괴들을 섬멸하였고 그 시신들을 바다에 던져 흔적을 지웠나이다.
인조
그 자가 세자의 서한을 갖고 있었겠지. 달라
결국 장철은 자결을 선택합니다. 마지막까지도 본인의 선택에 합리성이 있음을 강조하네요. 어떻게 보면 신념이 참 무섭습니다.
장철
현아.. 너와 내가 합심하여 가문을 지키고 아름다운 의리를 지킨 것이다..
연준
그 해 겨울.. 웃음과 눈물이 흔하던 이들이 많이 죽었다.. 나는 예의 의리가 살아있는 세상을 만들겠노라 핏대를 세웠으나 내가 지킨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지킨 조선은 어떠한가.. 긴 세월이 지나 이제 내게 남은 것은 다시는 듣지 못한 그네들의 웃음소리뿐..
연준은 세자 저하와 이장현에 대한 평가의 글을 씁니다.
연준
세자가 졸하였다. 세자가 심양에 있은지 이미 오래되어서는 모든 행동을 일체 청나라 사람이 하는 데로만 따라서하고 그때 군관 무리 중에 혹 군관 답지 못한 자가 있어...
그리고 본인도 죄책감에 못 이겨 나쁜 선택을 하려고 하나 은애가 막죠. 그리고 길채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합니다. 당시, 연준 눈에는 두려움에 떠는 인조의 모습과 스승의 모습이 겹쳐 보였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스승님이 잔인해져 오판을 내린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에 주저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연준
그 사람.. 내 눈으로 죽은 걸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죽었을 겁니다. 이미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요.
길채
시신들은 모두 바닷물에 던졌다고..
연준
그랬지요.. 헌데 이 역관 시신은 찾을 수가 없었어요.. 시신이라도 수습할까 해서 수년간 수소문해 봤는데 얼마 전에 인근 마을에서 이장현을 마지막으로 봤다는 노인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어요. 그 노인에게 물으면 시신이 묻힌 곳을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혹여 묻힌 곳을 찾거들랑 저도 불러주십시오. 술이라도 한 잔 올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길채는 장현의 시신이라도 수습하고자 떠나고 은애는 능군리로 떠나고자 합니다. 연준은 이제 은애밖에 없죠. 있을 때 잘해야지! 은애는 다시 받아줍니다.
길채
찾아볼 거야.. 산천을 다 뒤져서 뼈라도 찾아서 모셔올 거야
은애
저도 이제 능군리로 갈까 합니다.
연준
나도 가도 될까? 능군리? 나.. 아직 부인의 서방이오?
은애
(끄덕끄덕)
수소문 끝에 길채는 노인을 찾아와요. 하지만 장현은 이미 사라지고 난 후였죠.
길채
저.. 어르신이.. 이 역관 나리를 마지막으로 보았다지요? 혹시 시신 묻은 곳이라도..
어르신
내 생명의 은인입니다.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고 했습니다. 살아있는 것이 들통이라도 나면 또 죽일 까 하여 꽁꽁 숨겼습니다.
길채
그게 무슨..
어르신
그분은 죽지 않았어요.. 헌데.. 달만 보면 울고 웃다가 하다가 무슨 꽃 소리를 따라간다며 가버렸어요.
길채
어디로... 어디로 갔습니까?
[ 과거 ]
어르신
아니. 왜 우십니까?
장현
그냥 나도 모르게.. 저 달을 보면 내 맘이 아리고 슬퍼서..
어르신
아이고.. 이 몸으로 어디를 가십니까? 못 가십니다.
장현
자꾸 소리가 들려서.. 그동안 고마웠소
[ 우심정 ]
기생
묻는 말에 대답을 못해줬다면서 빨리 말해줘야 한다고 했어요. '좀 그런 게 뭔지' 몹시 궁금해했는데 말을 못 해줬다나? 그 말인즉슨...
[ 과거 ]
장현
한 순간 마음을 온통 빼앗겨버렸다는 뜻이었소. 해서 내 마음이 이젠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고 말을 해줬어야 했는데..
[ 과거 ]
장현
낭자는 말이지... 처음 봤을 때부터.. 좀.. 그랬어..
길채
좀 그렇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장현
낭자는 나한테.. 좀.. 그래..
길채
그러니까 좀 그런 게 뭐냐고요?
장현
다들 기다리겠소~들어갑시다~
길채
이봐요! 말을 했으면 끝까지 해야지요. 뭐가 그런데요~ 우리가 처음 만난 게 그래~ 야!!
[ 길채가 이혼 후 살던 초가집] [ 과거 ]
장현
이보시오.
아낙
또 오셨네~ 찾는 사람 여기 없대도!
장현
그럴 리가 없소! 염려 말라고.. 그깟 한 달 웃으며 기다릴 수 있다 했단 말이오.
길채
그제야 알았지요. 서방님은 나를 처음 만난 날부터 거슬러 나를 찾아오고 계셨습니다. 허면... 이제 어디 계십니까? 어디로 가야..
[과거]
장현
그래.. 허면 우리 길채는 어찌 살고 싶누?
길채
저는 말이지요~ 예전엔 북적거리고 사람들 많은 곳에서 살고 싶었어요. 헌데 나리랑은 조용한 곳에서 단 둘만 살고 싶습니다. 능군리 옆에 산에 개울물도 흐르고 꽃나무 오솔길 이어진 곳이 있는데요? 거기에 두 칸짜리 작은 집을 짓고 개나리 가지로 울타리를 만들고 닭은 세 마리를 키워서 아침마다 알을 꺼내 올 거예요~ 봄에는 꽃놀이하고 여름에는 냇물에 발 담그고 가을에는 담근 머루주를 겨울에 꺼내 마시면서..
그렇게 장현을 길채는 찾아냈습니다.
장현
길을 잃었습니까?
길채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장현
사람? 누구?
길채
제 서방님이요
장현
서방님이 어찌 생겼습니까?
길채
잘 생겼습니다.
장현
흠.. 그리 말하면 도와줄 수가 있나?
길채
울타리는 왜 고치십니까?
장현
울타리를 아이 키높이만큼 낮게 해달라고 했거든
길채의 이야기라면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고 있네요.
장현
안 가시오? 난 이 근처에서 잘생긴 사내를 본 적이 없어요
길채
(꼬르륵)
장현
밥 좀 드리릴까?
길채
(고개 끄덕끄덕)
장현
많이 먹는군
길채
맛있습니다. 어쩜 이리 밥도 잘 지으십니까?
장현
왜 그렇게 웃지? 이상하게 웃는군. 좀 그래...
댕기를 보니 정말 장현이 맞네요. 댕기야.. 장현이를 지켜줘서 고맙다. 장현이는 기억은 잃었어도 댕기는 고이 모셔뒀어요..
장현
오늘은 날이 늦어 방을 내주지만 날이 밝거든 꼭 서방 찾으러 떠나시오.
길채
여기서 뭘 하십니까? 왜 혼자 이런 곳에서 사셔요?
장현
기다리고 있소
길채
뭘요?
장현
그 이가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거든. 헌데... 서방 찾으러 안 가시오?
길채
찾아야지요. 그러니 좀 도와주셔요.
장현
내가 무슨 수로
길채
제 서방님에 대해 이야기해 드릴 테니 비슷한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봐 주셔요. 일단 제 서방님은 참 잘생기셨습니다.
장현
또 그 소리...
길채
제 서방님은 약속은 꼭 지키는 분이셨어요. 서방님이 제게 어찌 살고 싶냐고 물으시니 아래로 냇물이 흐르는 곳에 꽃나무 오솔길 끝길에 초가집을 지어 가을에 만든 머루주를 겨울에 꺼내 마시면서 함께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서방님께 꼭 해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다시 뵙게 되면 꼭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방님 대답도 들어야 합니다.
[ 과거 ]
장현
그날 날 처음 만난 날 말이야. 그네를 구르며 무슨 생각을 했소?
길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장현
흥~ 그래~
길채
그러는 나리는 그날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장현
그날 내 아주 진귀한 소리를 들었지
길채
무슨 소리요?
반지가 떨어지고 그걸 주으면서 장현은 점점 기억을 되찾아요.
길채
어쩐지 그날 꿈속 낭군님이 내게 오실 것만 같았지요. 하여 내 앞에 모든 것이 초록으로 분홍으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서방님... 길채가 왔어요. 이제 대답해 주셔요.. 그날 무슨 소리를 들으셨소?
장현
꽃 소리.. 분꽃 소리.. 길채야.. 기다렸지.. 그대를 여기서 아주 오래
정말 완벽하게 끝났네요! 평생을 떠돌고 고단했던 장현의 삶이 긍정적이고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길채로 인해 단단하고 뿌리 깊게 자리 잡고 둘이 영원히 백년해로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길채의 성장을 보면서 저도 같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장현과 세자가 길채와 포로들의 상처를 안아줄 때 저 역시도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라 위로받았습니다. 정말 돌고 돌아서 어렵게 만났습니다. 요즘은 사랑이라는 단어가.. 헤어짐이라는 단어가... 기다림, 약속이라는 단어가 본래 의미에서 많이 퇴색되어 버린 것 같아요. 이 드라마로 인해 그 단어의 무게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정말 소중하고 진귀했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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