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
완벽한 중전 코스프레를 보름이나??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까딱하다간 갑갑한 조선 시대에 갑갑한 여자 몸에 갑갑한 폐위 중전 자리하는 옥살이 아닌 옥살이를 하게 생겼네.. 하... 내 무덤 내가 팠으니 누굴 원망해. 누굴 원망하긴!! 철종이 저 놈을 원망해야지!! 아니, 애초에 저놈이 나서지 않았으면 내가 나섰겠어? 아니, 그전에 저놈이 무능하지 않았으면 내가 굳이 그랬겠냐고! 아니, 그 전전에 저놈이 잘했으면 이 여자가 자살을 했겠어? 아니, 그 전전 전에...
철종
중전 몸은 좀 어떠십니까?
소용
내 몸을 그리 걱정하시는 분이 목에 칼을 들이대? 내가 여기 와서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어. 눈 뜨자마자 당장 내일이 가례식이라지! 한방에서 한 이불 덮고 자는 남편이라는 놈은 날 죽이려 들지! 이젠 내 편이던 가문에서까지 폐위 협박을 하네?
철종
폐위라니요?
소용
왜? 솔깃해? 아예 조화진을 중전 자리에 떡하니 앉힐 절호의 기회다~ 그렇지?
철종
왜 이리 싸움닭처럼 흥분했습니까? 나는 중전과 싸우러 온 것이 아닙니다.
소용
난 네놈 면상만 봐도 화가 나! 안 그러겠어? 날 죽이려던 네 놈! 그리고 네가 죽고 못 사는 네놈 애인까지! 그 두 사람 살리느라 지금 내가 죽게 생겼어. 이러다 자살하기 전에 자살당하게 생겼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 화가 안 나면 그게 사람이야? 부처님이지!!
철종
나에게 쌓인 것이 많겠죠. 이해합니다.
소용
어! 이해하지 마! 이제 와서 이해 어쩌고 하는 그 말을 네 혀끝에도 담지 마. 그 이해는 말이다~ 네가 내 목에 칼을 들이대기 전에 했었어야지. 아니? 너와 가례식을 하루 앞두고 자살하려 했던 이 몸을 그때 이해했었어야지!! 늦었어. 이제 와서 네가 이해해 봤자.
상대방이 사과를 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사과는 오히려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고 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사과는 나만의 비겁한 도피가 아닐까도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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